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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아이와 함께 자라는 지속가능한 삶, 제로 웨이스트 육아의 시작

육아와 쓰레기,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찾는 가능성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는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된다. 기저귀, 물티슈, 분유 포장지, 이유식 용기, 장난감 박스까지 하루에도 수없이 쌓이는 쓰레기는 그만큼 부모가 아이를 위해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모든 것들이 단 한 번의 사용 후 버려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특히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 ‘아이를 위한 삶’이 곧 ‘아이의 미래를 위한 삶’이라는 질문이 더 자주 떠오른다. 제로 웨이스트 육아는 바로 그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작은 변화부터 실천해보는 것이다.

 

기저귀와 물티슈, 대안에서 찾은 새로운 일상

육아 용품 중 가장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 중 하나는 단연 기저귀다. 일회용 기저귀는 편리하지만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돼 자연에서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린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많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것이 면 기저귀다. 세탁과 건조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반복 사용이 가능하고 아이 피부에도 더 자극이 적다. 요즘은 착용과 세척이 간편한 형태의 친환경 기저귀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무조건 불편하다는 인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물티슈 대신에는 천 손수건을 여러 장 준비해두고, 외출 시에는 소독 가능한 전용 파우치에 담아 다니는 것이 좋다. 이처럼 기저귀와 물티슈라는 육아의 기본템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태도를 전하는 계기가 된다.

 

장난감과 옷, 순환의 흐름을 만드는 선택

아이를 키우다 보면 빠르게 자라나는 속도만큼이나 물건이 금세 필요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옷과 장난감은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한 채 방 한 켠에 쌓이기 일쑤다. 이런 현실에서 제로 웨이스트 육아를 실천하는 부모들은 ‘소유’보다는 ‘순환’에 집중한다. 중고 장난감을 사고팔거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아이템을 공유하고, 옷은 형제자매 또는 이웃과 물려주며 자원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만든다. 요즘은 아이 전용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육아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어,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거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물건을 순환시키는 경험은 아이에게도 ‘아끼고 나누는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학습시킬 수 있다.

 

식사와 외출, 일상에서 쌓이는 습관의 힘

이유식 시기부터 시작되는 아기의 식사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의 또 다른 기회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이유식 제품은 편리하지만 대부분 플라스틱 포장으로 되어 있다. 직접 이유식을 만들고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나누어 보관하는 습관은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식품 첨가물을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선택이기도 하다. 외출 시에는 다회용 빨대컵, 실리콘 이유식 용기, 천으로 만든 턱받이 등을 준비하면 별다른 쓰레기 없이도 외식을 즐길 수 있다. 아기와 함께 카페에 들를 때도 텀블러를 챙기거나,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선택을 자연스럽게 실천해보자. 이처럼 생활 속 선택 하나하나가 모이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곧 환경을 위한 시간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하는 실천이 주는 힘

제로 웨이스트 육아는 이상적인 목표지만, 현실에서는 늘 쉽지만은 않다. 아이가 아프거나 너무 바쁜 날에는 일회용품에 의존하게 되기도 하고, 중고 물건보다 새 제품이 더 위생적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전부 다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마음가짐이다. 아이가 자라는 순간순간마다 환경을 배려한 선택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실천이다. 아이는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고, 자연스럽게 지구를 생각하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제로 웨이스트 육아는 더 적게 버리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따뜻한 여정이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지속가능한 삶, 제로 웨이스트 육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