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선반 위에서 시작된 혁신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욕실과 주방 선반은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병으로 가득해졌다. 세제, 주방세정제, 욕실 클리너까지 각각의 기능을 담은 병들은 매번 버려지기 일쑤였고, 리필 제품조차도 결국엔 또 다른 플라스틱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무심하게 반복되던 소비를 멈춰 세운 브랜드가 있었다.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Everdrop은 그 일상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왜 청소는 늘 이렇게 낭비적이어야만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브랜드는, 매일 사용하는 청소 제품에서부터 플라스틱과 불필요한 운송 자원을 줄이는 방식을 고민했다. 결국 그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해답을 제시했다. 바로, 물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물 없는 세제, 새로운 형태의 클린 솔루션
Everdrop의 제품은 대부분 타블렛 형태다. 손바닥만 한 정제 한 알이 물을 만나면 거품이 일고, 주방이나 욕실을 반짝이게 만드는 세정제로 변신한다. 액체 클리너는 대부분 90% 이상이 물로 구성되며, 그 물을 병에 담아 운송하는 데에 막대한 에너지와 탄소가 소모된다. Everdrop은 그 불필요한 무게를 제거하고, 단순히 유효 성분만을 담아낸 타블렛을 통해 새로운 청소 문화를 만들었다. 소비자는 재사용 가능한 유리 병이나 알루미늄 병에 물을 붓고, 타블렛을 넣기만 하면 된다. 이 작은 변화는 생산부터 운송,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더 가볍고 지속가능하게 만든다. Everdrop은 청소라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환경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덜어주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기능과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경험
친환경 제품이 종종 기능성에서 타협점을 찾는 경우가 많은 반면, Everdrop은 고성능과 감각적인 경험 사이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독일에서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한 성분만을 사용하며, 강력한 세정력을 유지하면서도 피부와 환경에 해가 가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그 결과물은 깨끗한 욕실, 기분 좋은 향, 그리고 사용 후의 산뜻함이라는 세 가지 감각으로 이어진다. 또한 제품 디자인 역시 독일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반영해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깨끗한 흰색 라벨과 절제된 병 디자인은 마치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처럼 욕실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는 ‘지속가능한 선택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근하게 전한다.
공존의 가치를 담은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
Everdrop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소비자와 함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정기 배송 시스템을 통해 리필 제품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게 했으며, 배송 포장도 100% 재활용 가능한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 브랜드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다양한 환경 정보와 실생활 속 제로웨이스트 팁을 공유하며, 소비자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한다. 브랜드 철학이 일방적인 캠페인이 아닌, 일상 속 대화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다. Everdrop은 브랜드의 탄생 이유를 제품이 아닌 ‘함께 사는 법’에서 찾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의미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러준다.
청소라는 루틴에 담긴 선택의 힘
Everdrop은 청소를 단지 공간을 깨끗이 하는 행위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곧 어떤 가치를 따르고,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를 반영하는 일종의 선택이다. 하루에 몇 번씩 손이 가는 주방 세정제, 욕실 청소용 클리너, 세탁 세제 등은 모두 ‘작은 루틴’이지만, 그 반복이 결국 커다란 영향을 만든다. Everdrop은 그 루틴의 한가운데서 변화를 제안하고, 사용자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꾼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병을 하나 줄이고, 타블렛 하나를 녹이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변화는 결국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Everdrop은 바로 그 지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클린’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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