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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반려의 삶에도 지속가능성을, Beco가 그리는 동행의 방식

반려의 삶에도 지속가능성을, Beco가 그리는 동행의 방식

함께 사는 일상, 그 안의 사소한 무심함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늘 따뜻하다. 아침을 깨우는 꼬리의 흔들림, 퇴근을 반기는 발소리, 밤이 깊어질수록 가까워지는 체온. 이 일상은 사랑으로 채워져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가 함께 쌓인다. 일회용 배변 봉투, 플라스틱 장난감, 색색의 그릇과 간식 포장지들. 그 대부분은 비닐과 플라스틱, 그리고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로 남는다. Beco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이 작은 브랜드는 ‘반려의 삶도 환경과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에 질문을 던졌다. ‘그 녀석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써도 괜찮은 걸까?’ 이 물음은 강요가 아니라 제안이었다. 그리고 그 제안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반려인의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필요한 것만 남긴 사료 그릇 하나의 철학

Beco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사료 그릇이었다. 매일 두세 번씩 사용되지만, 쉽게 깨지고 쉽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대나무 섬유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가능 그릇.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오래 사용해도 냄새가 배지 않고, 세척도 간편하다. 브랜드는 여기에 ‘견고함과 순환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담았다. 이 철학은 다른 제품에도 똑같이 이어진다. 장난감은 천연 고무로 만들어져 입에 넣어도 안전하고, 배변 봉투는 생분해 가능한 소재로 설계되어 사용 후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인간의 생활용품은 이렇게나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데, 왜 반려동물 용품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야 할까? Beco는 이 오래된 질문에 스칸디나비아식 답변을 건넨다. 덜어내고, 다시 생각하며, 필요한 것만 남기자. 반려의 삶도 그렇게 ‘미니멀한 지속가능성’을 향할 수 있다고.

 

함께 노는 일조차 윤리적일 수 있다면

Beco는 반려동물과의 놀이 시간도 다르게 정의한다. 브랜드가 만든 장난감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서, 함께 뛰놀며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찢기 쉬운 비닐 대신 천연 고무, 내구성이 강한 천, 식물성 염료로 제작된 장난감은 강아지의 이빨에도, 환경에도 해롭지 않다. 특히 인기 있는 ‘더블 로프 토이’나 ‘버터플라이 보틀’처럼 재활용 병을 넣은 인형들은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장난감 자체가 오랫동안 기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장난감들이 내는 사각사각한 소리, 반려견이 좋아하는 고무의 탄성, 입으로 가져오기를 반복하며 쌓이는 유대감. Beco는 바로 그 ‘반복’에 집중한다. 사랑하는 존재와의 놀이가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멋진 선택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배려가 곧 지구를 위한 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장난감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동행의 구조’ 그 자체가 된다.

 

버려지는 순간까지 고민한 친절한 구조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건 ‘폐기’의 순간이다. 부서진 사료 그릇, 다 쓴 간식 포장, 닳아버린 장난감. 대부분의 브랜드가 그 순간을 외면한다면, Beco는 오히려 그곳에 시선을 고정한다. 모든 제품은 생분해 가능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설계되어, 사용 후에도 쉽게 분리 배출되거나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 배변 봉투 하나조차도 플라스틱 대신 옥수수 전분 기반의 소재로 만들어져 땅속에서 90일 이내에 분해된다. 브랜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포장 방식과 배송 구조에서도 ‘버려지는 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소비자에게는 단지 ‘예쁜 제품’이지만, 그 안에는 설계부터 폐기까지 이어지는 철저한 친환경 로직이 숨어 있다. 이 친절한 구조는 반려인에게 가벼운 죄책감을 덜어주고, 제품을 고르는 손끝에 확신을 더해준다. 그리고 그 확신은 결국 브랜드를 반복해서 찾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가장 가까운 존재를 위한 선택이 만드는 가장 멀리 있는 변화

Beco의 제품은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그 제품이 쓰이는 자리, 그 옆에 앉은 존재를 떠올리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습관을 바꾸고, 환경을 대신 선택한다. 그 선택이 매번 플라스틱이라면, 그 삶은 쓰레기 위에 놓인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 선택이 지속가능하다면, 우리는 더 이상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Beco는 그런 길을 보여준다. 소리 없이 배려하고, 조용히 전환하며, 미학과 기능, 윤리를 함께 담아낸다. 반려의 일상에 지속가능성을 더한다는 건 결국 ‘가장 가까운 존재를 위한 더 좋은 삶’을 상상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상상은 곧, 지구를 위한 가장 먼 미래를 바꾸는 씨앗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