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의 삶에도 지속가능성을, Beco가 그리는 동행의 방식
함께 사는 일상, 그 안의 사소한 무심함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늘 따뜻하다. 아침을 깨우는 꼬리의 흔들림, 퇴근을 반기는 발소리, 밤이 깊어질수록 가까워지는 체온. 이 일상은 사랑으로 채워져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가 함께 쌓인다. 일회용 배변 봉투, 플라스틱 장난감, 색색의 그릇과 간식 포장지들. 그 대부분은 비닐과 플라스틱, 그리고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로 남는다. Beco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이 작은 브랜드는 ‘반려의 삶도 환경과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에 질문을 던졌다. ‘그 녀석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써도 괜찮은 걸까?’ 이 물음은 강요가 아니라 제안이었다. 그리고 그 제안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
섬세한 관리가 만드는 긴 지속, Steamery의 천천한 패브릭 선언
세탁 다음의 시간, 옷은 여전히 살아 있다옷은 세탁이 끝난 후에도 말없이 말을 건다. 단추 사이사이에 낀 먼지, 소매 끝에 남은 자국, 조금씩 일어난 보풀. 대개는 지나치고 마는 이 디테일들 속에 ‘더 오래 입을 수 있었던 옷’이 숨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옷을 다루는 방식은 ‘입고, 때가 되면 세탁하고, 결국엔 버리는’ 일방적인 루틴에 가깝다. 하지만 Steamery는 그 익숙함에 질문을 던진다.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스웨덴 브랜드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감각적인 답이다. 그들은 패션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다려지고, 케어되고, 복원되며, 다시 옷장에서 꺼내지는 순간들. Steamery는 세탁 이후의 시간에 조용히 개입하며, 옷과 사람, 그리고 환경 사이의..
향기만을 남기는 욕실, byHumankind가 디자인한 새로운 청결
욕실이라는 은밀한 소비 공간하루 중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만지는 곳은 어쩌면 욕실일지도 모른다. 샴푸, 바디워시, 클렌저, 데오도란트, 치약까지. 바닥과 선반 위를 채우고 있는 병과 튜브, 캡과 펌프는 모두 각기 다른 브랜드의 패키지로 뒤엉켜 있다. 이곳은 청결을 위한 공간이지만, 동시에 매일같이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무덤이기도 하다. byHumankind는 이 모순된 공간에 질문을 던졌다. "왜 청결을 위해 환경은 더럽혀져야 할까?" 그리고 그들은 욕실을 다시 디자인하기로 한다.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욕실에서 일어나는 ‘소비 행위’ 그 자체를 재구성하는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이 브랜드의 욕실 실험은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이 정교하게 얽힌 제안이기도 하다. 비워낸 병,..